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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장관

제주포럼 만찬사(5.29.) 비공식 국문본

작성일
2025-05-29
수정일
2025-05-30
조회수
661

제주포럼 만찬사(5.29.) 비공식 국문본



웸켈레 메네 아프리카대륙 자유무역지대 사무총장님,

해리 해리스 前 주한 미국대사님,

멜리타 가브리치 슬로베니아 외교부 차관님,

시오무라 아야카 의원님

문대림 의원님, 김준형 의원님,

존경하는 선배 장관님들,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 저녁 제20차「평화와 번영의 제주포럼」

공식 만찬을 주최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제주포럼은 2001년 출범 이후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공동번영을 모색하는 대표적인

국제 플랫폼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올해 포럼은 2005년 제주‘세계평화의 섬’지정 20주년과 맞물려 개최되어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되었습니다.

‘세계평화의 섬’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제주는 200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2010년 한일중 정상회의, 그리고 1991년 한소정상회담 등 역사적인

외교 행사들을 성공적으로 개최해왔습니다.

특히 1991년의 한소정상회담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것이었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제주포럼이 출범한 2000년대 초반의 국제정세는

지금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당시는 이른바 탈냉전 시대의 황금기로,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압도적인 힘과 영향력을 행사하며, 명실상부한 단극 체제를 이끌고 있었습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에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2개의 전쟁이 동시에 진행되었고,

한반도에서는 2차 북핵 위기가 발발하면서

긴장이 한층 고조되었습니다.


제주포럼은 바로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다자안보협력, 신뢰구축 그리고 경제통합을 통한

평화와 번영의 비전을 추구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디뎠던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탈(脫) 탈냉전’시대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이 새로운 시대의 구체적인 윤곽은

아직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올해 초에 개최된 뮌헨안보회의에서는,

“오늘날의 국제질서가 얼마나 다극화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세계가‘다극화’되어가고 있다는 점만은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권력이 점차 더 많은 행위자로 이동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 간 그리고 국가 안에서의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진단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현재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를 주도해 온 대서양 양안의 유사입장국 간 파트너십마저도 상당히 긴장되어 있는 상황과 불편한 공존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 결과, 국제질서의 균형추는 점차 흔들리고 있으며, 기존 질서의 균열도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러한 지경학·지정학적 지각변동은 한국과 같은 중견국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해 주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탈 탈냉전기에 최소한의 질서를 위해서는 한국 등 중견국들이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에 걸맞은 보다 큰 책임을 수행해야 합니다. 국제질서는 강대국들의 노력만으로는 유지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귀빈 여러분,


그동안 한국은 이 지역은 물론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탈 탈냉전 시대의 국제질서가 평화와 번영을

촉진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지난 3년간, 특히 제가 외교장관으로 재임하는 동안, 더욱 강화되어 왔습니다.

이에 대해 좀 더 상세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한미동맹을 현 안보 지형에 맞추어 업그레이드하고, 일본과의 파트너십도

한층 더 심화시켜 왔습니다.


핵심 기술 선도와 경제안보 수호 등

새로운 도전에 보다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한미동맹은 재조정되어 왔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안보 위협 대응이라는 오랜 임무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동맹의 역량을 제고해 왔습니다.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핵협의그룹(NCG)를 통해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강화한 것이

핵심 성과입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 수개월간의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미동맹에 대해 흔들림 없는 지지를 표명해 왔습니다.


우리 정부는 조선, LNG, 무역 균형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상호 호혜적인 협력을 포함하여 한미 양국 간 경제 협력과 파트너십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히 공조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관세 협의에 있어서도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이자, 자유무역협정 체결국으로서 갖는 차별성을 충분히 활용하여 양국 모두에게

상호 호혜적인 해법을 모색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긍정적 모멘텀은 한미일 3국 협력에서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루비오 국무장관과 이와야 외무대신, 그리고 저는

지난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미

두 차례나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하였습니다.


굳건한 한미일 3국 협력은 건강한 한일 양국 관계에 기초합니다.

한미일 3국 협력은 다리가 3개인 의자와 같아서, 각각의 다리인 한미, 미일, 한일 관계가 튼튼하고 균형있게 유지되어야만 3국 협력도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한일 관계는 그동안 가장 약하고 짧은 다리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3년간 가장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룬 양자 관계는 다름 아닌 한일 관계였습니다.

한일 양국 모두 이처럼 어렵게 일궈낸

협력의 모멘텀이 퇴행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며 공동의 도전에 직면한

한일 양국이 상호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최선의 길은

상대방이 변화하기를 기다리기보다

과거에 갇힌 스스로의 인식과 태도를 먼저 바꾸어

상대방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데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 길을 걸어감에 있어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한 올해보다 더 적절한 시기는 없을 것입니다.


둘째, 여타 주변국과의 관계도 전략적으로 관리해 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미중 전략경쟁의 파장을

관리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미중 양국의 외교 당국자들과 마주할 때마다,

저는 우리의 확고한 원칙 하나를

아주 분명하게 밝혀 왔습니다.

바로 미국은 대체불가능한 우리의 동맹이며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지만,

동맹은 동맹이고 파트너는 파트너라는 것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중국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이 자리에 계신 참석자 여러분들의 나라도 마찬가지이리라 생각합니다만, 한국 역시 미중 전략경쟁 심화의 파장을 가장 실감하고 있는 나라 중의 하나입니다.

양국간 경쟁이 격화될수록, 국제사회의 여타 구성원들이 겪는 어려움과 딜레마도 더욱 절박해집니다.

강대국 간 경쟁은 우리의 통제 영역 밖에 있는 것이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완화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한중 관계는 최근 수년간 보다 건강하고 성숙한

파트너십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남중국해, 서해 문제와 같이 견해차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허심탄회하게

우리의 입장을 개진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 1년간 한중 양국 지도자 간의 회담과 4차례 외교장관회담 등 각급에서의 대화가 재활성화된 것은  

우리의 원칙 있는 대중 접근이 주효했음을 보여줍니다.

앞으로도 상호 존중, 호혜, 공동 이익의 원칙에 기반하여

중국과 건강하고 균형있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금년 가을에는 우리가, 내년에는 중국이 연이어

APEC 의장국을 수임하게 되어, 이러한 목표를

진전시킬 수 있는 또 다른 좋은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


지난해 한국은 상당 기간 휴면상태에 있던

한일중 협력의 복원을 주도하였습니다.

그 이면에는 한국과 일본의 적극적인 대중 관여가

인태지역과 전세계의 평화·안정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견인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중국에 대한 관여는 21세기 강대국 간 전쟁이

자기실현적 예언이 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러시아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직 진행 중이고

러북간 군사 협력이 도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 하에서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예전처럼 관계를 끌고 갈 수는 없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마침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전투 경험을 축적하고 기술 이전을 통해 전력을 강화한 북한군이 훨씬 더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한반도의 현재와 미래에 있어

중요한 행위자라는 지정학적 현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지금과 같은 상황 속에서도

우리가 러시아와 소통의 끈을 놓지 않아 온 이유입니다.

지난주 7년 만에 개최된 한러 영사협의회가

이러한 노력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최첨단 군사기술 제공이 수반할 위험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첨단 군사기술 제공은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이를 통해 미국의 안보와 동아시아 동맹국들의 안보를

분리할 수 있다고 오판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戰 종전 협상은 그 과정에서

북한이 러시아와의 불법 군사협력에 대한

대가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설사 북한이 태평양을 넘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다고 하더라도,

한국에 대한 핵 공격 능력을 유지하도록

허용하는 일도 없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인도·태평양, G7, NATO 등 유사입장국과의

다층적인 소다자 네트워크 확대 및 심화를 통해

국제질서를 강화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G7과의 파트너십은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제가 참석했던 피우지 외교장관회의를 비롯하여

재무, 통상 등 다양한 각료회의에

한국이 참여한 것은 이러한 추세를 명징하게 보여줍니다.


유럽과 인태 지역 국가들의 상호 협력 증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G7은 지역 간 파트너십을 진전시켜

국제질서를 강화하는 효과적인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한국이 기존의 틀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크게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G7 회원국들도 이를 반길 것입니다.


금년도 APEC 의장국으로서 우리는

G7 출범 50주년을 맞는 올해 의장국을 맡은 캐나다와 긴밀히 소통하며, APEC과 G7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G7과 뜻을 같이 하는 파트너 국가로 한국을

언급해 주신 것을 환영합니다.


유럽과 인태 지역의 안보가 갈수록

긴밀히 연계되어가고 있는 오늘날,

한국, 호주, 일본, 뉴질랜드 등 이른바 IP4 국가들이

NATO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다음달 헤이그에서 개최될 NATO 정상회의는

NATO와 IP4 국가들이 공동의 안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을 심화하는 또 하나의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작년 11월에는 EU와도 최초의 전략대화를

개최하고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체결하였습니다.


인도와의 전략적 협력도

우리 외교정책의 또다른 핵심축입니다.

자이샹카르 인도 외교장관과 저는 6년 만의

한-인도 외교장관 공동위를 공동 주재하였으며,

양국은 작년 한인미, 한인일 등 역내 3자 협의체를 개최하여 공동의 도전에 대한 대응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하였습니다.


넷째,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도 보다 견고하고 폭넓게 발전시켜오고 있습니다.


역사상 최초로 한국은 재작년에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를,

작년에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각각 개최하였습니다.

특히 34개국 아프리카 정상이 참석한 2024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공동성장, 지속가능성, 연대’를 주제로 상호호혜적 파트너십의 토대를 마련하였습니다.


작년에는 한-아세안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켜

아세안과도 새로운 협력의 장을 열었습니다.

40여 년 전, 저는 첫 재외공관 근무지로

태국에 부임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달에는 외교장관으로서

마지막 해외 출장으로 베트남을 방문하였습니다.

동남아시아가 우리 외교정책의 핵심축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아시아와 중남미 국가들과도 정상 등 양자 방문과

페루 APEC 정상회의, 브라질 G20 정상회의 등

주요 다자회의를 활용하여 협력을 강화해 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외교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쿠바와의 수교를 제 임기 초에,

그리고 최근에는 시리아와의 수교를 제 임기 후반에

마무리함으로써, 191개 유엔 회원국과의 외교관계를

완성하게 되어 큰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그 결실을 거두는 행운을 얻게

되었을 뿐입니다. 정작 그 씨앗을 뿌리고 가꿔오신 주역은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여러 선배 장관님들이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국제무대에서 촉진자, 후원자, 선도자로서

가교 역할을 적극 수행해 왔습니다.


안보리의 기능적 마비가 심화되며

안보리가 당면 주요 안보 현안에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 하에서,

우리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건설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북한의 핵개발과 인권 침해에 대해 안보리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해 온 것은 물론, 한반도 문제를 넘어

다양한 이슈에 대한 논의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왔습니다.


작년 6월에는 안보리 의장국을 수임하며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3단계 휴전 결의안 채택에 기여하였습니다.


같은 달, 저는 의장으로서 사이버안보 공개토의를 주재하여 사이버안보가 안보리 공식 의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탰습니다.


오는 9월에는 역사적인 유엔 창설 80주년을 기념하는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 많은 정상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는 유엔 안보리 의장국으로서

국제 평화와 안보 증진을 위한 안보리의 논의를

주도하게 됩니다. 아마도, 안보리 의장석에는

우리 신임 대통령이 앉아 회의를 주재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또한 유엔 차원에서 인도적 지원과, 개발, 평화 활동 간 연계를 강화함으로써, 분쟁 예방과 지속가능한 평화 달성에 있어 보다 일관되고 통합적인 접근법을 촉진하는데 기여해 왔습니다.


지난해 플라스틱 협약 채택을 위한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기울인 우리의 노력은 비록 결실을

맺지는 못했지만,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또한 글로벌 사우스가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달성하고 기후 대응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후원자 역할을 해 왔습니다.


여타 공여국이 ODA를 감축해 온 반면,

우리 ODA는 작년에 전년도에 비해 30% 이상 증액되었고, 2010년에 비해서는 4배나 증가했다는 사실이 이를 웅변적으로 말해줍니다.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AI 등 분야에서

새로운 국제규범을 수립하기 위한 노력도 선도해 왔습니다.

작년 AI 서울 정상회의와 제2차 REAIM 정상회의를

주최한 것은 바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었습니다.


특히 군사 분야에서의 AI에 초점을 맞춰,

우리와 네덜란드가 공동으로 제안한 최초의 유엔 결의안이 작년 유엔총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채택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앞서 말씀드린 핵심적인 몇 가지 노력들은

한국이 작금의 지정학적 파고를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나침반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한 노력들이 우리 국익에 부합할 뿐 아니라,

우리가 깊이 간직해온 이상에도 충실하다고 믿습니다.


정확히 일주일 뒤면 한국에서 신정부가 출범합니다.

신정부 또한 우리가 지금까지 취해온 접근방식에서도

지혜를 얻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제, 제가 외교부 장관으로서 국제무대에서 하는

마지막 연설을 희망의 메시지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바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중 한 분이자,

개인적으로 제게 늘 지혜와 용기의 샘이 되어주신

돌아가신 저의 아버지의 시구입니다.


“눈을 뜨면 아무 소리도 없고,

귀를 감으면 아무 빛도 안 보인다.

앙상히 마른 나뭇가지와 얼어붙은 흙뿐이다.


그러나 봄은 겨울 속에 있다.

풀과 꽃과 열매는

얼음 밑에 감추어 있다.


그리고 꿈은 언제나 생시보다는

한철을 다가서 온다.


햇살 바른 곳에 눈을 꼬옥 감고 서 있으면

화안한 새 세상이 보인다.”


우리 앞에 놓인 국제적 안보지형의 겨울이

아무리 혹독할지라도

우리의 국익과 이상이 조화롭게 하나가 된다면

봄은 우리에게 무사히, 평화롭게 다가올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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